흔히 애플(Apple) 제품은 사용자의 감성을 건드린다고 평가받는다. 구체적으로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애플만의 감성이 상표부터 포장까지 곳곳에 묻어있다고 말한다. 소비자의 감성을 공략한 ‘브랜딩(Branding)’ 전략이 제대로 먹혀든 사례다.

피피비 스튜디오스(이하 피피비)는 스스로를 ‘패션 커머스’ 기업으로 정의한다. 굳이 피피비의 비즈니스를 분류한다면 이커머스(electronic commerce), 즉 의류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자상거래 업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기존 인터넷 쇼핑몰과 전혀 다른 전략을 갖고 있다. 피피비는 ‘Chuu’와 ‘Mossbean’, ‘Beige’, ‘icecream12’ 등 차별된 콘셉트를 갖춘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고유 브랜드를 토대로 소비자를 타깃별로 구분해 감성 공략에 나서고 있다.

유주형 대표(사진)는 “단순히 의류 도매 시장에서 옷을 구입해 판매하는 게 아니라 자체 브랜드로 소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직접 제작하는 상품도 전체 물량에서 40% 정도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clip20170220123349

유주형 대표의 시도는 해외 시장에서 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대표 브랜드 Chuu는 아시아 지역의 20대 여성 고객에게 ‘핫’한 인기를 끌고 있다. 피피비의 전체 배송량에서 해외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육박할 정도다.

해외 소비자의 감성을 파고들려면 당연히 현지 고객의 정서와 문화 트렌드 등을 꿰뚫어야 한다. 피피비는 전체 임직원 가운데 해외 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달한다. 국내 중소기업으로서는 상당히 높은 수치. 중국과 일본 등에 직접 현지 법인을 세운 것도 과감한 결정이었다.

유주형 대표는 “중국 현지에 해외 법인을 설립한 것은 당시 무모한 도전이었다”며 “하지만 중국 유통 업체에 상품을 팔아치우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우선 현지 고객의 감성을 사로잡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피피비가 정보통신(IT) 전문 인력을 10여 명이나 확보한 일도 주목할 대목이다. 동종 업계의 경쟁사는 개발 인력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다. 유 대표는 “이제 패션 시장에선 품질 좋은 옷만으로 승자가 될 수 없다”며 “새로운 IT 기술을 토대로 수요를 분석하고 브랜딩 전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패션업계의 ‘거물’ 기업도 피피비의 접근법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앞서 이랜드는 피피비와 손을 잡고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icecream12’가 바로 두 회사가 함께 힘을 싣고 있는 브랜드다. 이미 현지에 매장 5개를 론칭한 상태다.

유주형 대표는 “사실 개인적으로는 현지 패션 커머스 시장의 중견 기업이 깊은 관심을 보인 게 더 뿌듯하다”며 “이 업체의 상품에 피피비측의 마케팅 노하우를 접목하니 매출 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도 피피비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엔 더웰스인베스트먼트가 본계정으로 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를 포함한 대형 벤처캐피탈이 이미 피피비의 투자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